# 생각저장소/잡다한 얘기들

직장생활이 힘든시기가 되었다.

커피중독자 2023. 2. 14. 03:48

생각이 많아 잠이오지 않는데, 내용을 적어두면 나중에 돌아봤을때 도움이될것같아서 여기에 적기로했다.

 

은행it에서 일한지 벌써 3년이 넘어간다. 어쩌다가 들어가게된 은행이지만, 처음 만났던 선임의 이야기에서 은행it의 매력을 느끼게되었고, 앞으로 많은시간을 금융it 분야에서 함께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it는 지금도 좋다. 돈이 오고가는것을 컨트롤하는 전산을 만들고, 금융기관에서 정하는 룰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실제로 돈이 흘러가는 모습들을 데이터로 보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래서인지 일을 배우는과정도 좋았던것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일을 하고 있는 포지션은 너무 난감한 포지션에서 일을 하고있다. 업무의 영역이 통일되지 않고, 중구난방이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아름다운 포지션에서 일을할수있는것은 아니다. 때로는 내가 원치않은 일을 맡아 해야하고, 이걸 내가 소화하는게 또하나의 사회생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랜시간을 지내다보니 지치기 시작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어떤 비유가 적당할까 ? 나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일을하고있는데, 국밥과 냉면을 만들고 신발을 만들어 파는 느낌이다. 어쩌다 이런포지션이 되었을까 ? 일단 포지션 자체의 히스토리가 10년이 넘었는데,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포지션이 담당하는 업무가 이것저것 추가된 것이 문제였다. 오죽하면 포지션의 이름이 'A' 라고하면, 포지션에서 하는 업무는 'A' 와 'non A' 로 나뉘어져있다 (?????)

 

'A' : 포지션에서 메인으로 잡은 업무이다.

'non A' : 포지션에서 메인으로 잡지 않은 업무이다. 그동안 포지션이 역사를 거치며 붙여진 각종 업무들이 포함되어있다.

 

'A', 'non A' 각각에는 수많은 업무들이 존재하고, 통일성이 없으며, 굉장히 복잡한 구성으로 되어있고, 리스크가 크다. 일반적인 상품이 아니라 복잡한 규정으로 만들어진 업무들이며, 직접적으로 계정처리를 한다. 심지어 어떤업무는 기업상품으로 계정처리의 금액이 굉장히 크며, 어떤업무는 계정처리의 금액이 작지만 거래량이 매우 많다. 어떤업무는 고객들이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만 어떤업무는 일반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한다. 어떤업무는 금융결제원을 경유한다...

 

처음 일을 배울때는 다양한 업무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위로를 하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업무의 규모를 키우는쪽으로 본부부서에서 진행하고, 업무의 담당인원에 조정이 생기다보니 리스크를 부담하기에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팀장님에게 상황을 이야기해보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내용에 대해서 변화를 주는경우가 거의없다. 결국 시간으로 밀어붙이면서 버텨내고는 있지만, 이런시간이 계속되다보니 점점 지치는것같다. 무엇보다 나를 지치게하는건 내가 맡은 'A' 라는 메인업무에 대해서 깊게 팔수가 없다는것이다. 

 

나는 나름 은행에서 'A' 업무를 담당하고있지만, 이걸 깊게 파고들수가 없다. A 와 nonA 업무에대하여 그때그때 발생하는 민원과 바뀌는 규정을 대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어떻게 해야할까? 계속해서 시간으로 밀어붙여야 하는것일까 ? 아니면 나도 다른사람들처럼 다른포지션으로 떠나야 하는것일까?